라틴 아메리카에서 근로 시간 단축은 근로 조건 개선을 위한 좋은 대안으로 여겨지지만, 고용주는 물론, 일부 멕시코인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입법 기간의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칠레 등 다른 라틴 아메리카 국가와 마찬가지로 멕시코에서도 근로시간 단축이 현실화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우선 멕시코 노동자들의 우려 중 하나는 임금 문제다.
시장 및 여론 조사 기관인 퀴디티(Quiddity)는 아르헨티나, 멕시코, 브라질, 콜롬비아의 3,091명을 대상으로 이상적인 근무일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의 31%는 근무 시간이 길어지거나 급여가 줄어들더라도 주당 근무 시간을 단축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멕시코인 10명 중 거의 7명은 현재 직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선호하며, 21%는 같은 급여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 근무 시간을 늘리더라도 주당 근무 일수를 줄이고 싶다고 답했다.
10%만이 급여를 줄여서라도 주당 근무 일수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이러한 결과는 팬데믹과 고용 패턴의 변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하이브리드 또는 원격 근무를 하는 직원들은 집에서 근무하는 경우 소득에 변동이 없는 한 하루를 더 쉬기만 하면 근무 시간이 더 늘어나도 받아들이겠다는 것인데 결국, 하루 더 일하더라도 수입이 줄어드는 것은 반대한다는 의미다.
또한 주 5일 또는 40시간 근무를 고려할 때 응답자의 39%는 2일은 현장에서, 3일은 원격으로 근무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답했다.
퀴디티가 조사한 4개국 중 멕시코는 급여 삭감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현재의 고용 상태에 가장 집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급여를 낮추는 데 가장 개방적인 국가는 브라질이었다.
특히, 브라질 사람들은 업무에 대한 요구가 더 높은 동시에 전문적인 수준에서 성취감을 가장 적게 느끼고 업무 환경에 불만이 많은데 이런 맥락에서 브라질은 주당 근무 시간 단축을 가장 많이 요구하는 국가로 나타났다.
기업의 비용 절감
멕시코는 근로시간이 가장 긴 나라 중 하나이며 값싼 노동력으로도 유명한데 근무일 단축으로 인해 인건비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멕시코 인적자본기업협회(AMECH)의 회장인 헥터 마르케스 피톨은 "결국 기업이 이 비용을 소비자나 고객에게 전가할 것" 이라면서 "개혁은 기업들에게 추가 휴일에 대한 지불과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해야 하면서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될 것" 이라고 지적했다.
멕시코 통계청인 이네기(INEGI)에 따르면, 현재 멕시코 근로자의 하루 평균 임금은 525페소다.
만약, 주5일제로 변경될 경우 9백만명에 정식 직원을 곱하면 하루에 거의 5,000만 페소의 추가 비용을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사전 통보 없이 급여가 삭감되는 것이 합법일까?
현행 멕시코 헌법 123조를 수정하여 5일 근무할 때마다 2일의 휴식(주당 8시간 단축)을 보장하는 개혁법안은 현재와 같이 지급하고 휴일만 하루 더 늘어난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만약, 현재의 법안대로 최종 결정된다면 임금 삭감은 법을 위반하는 행위가 된다.
다만, 근로자가 동의하는 경우, 즉 양측의 합의가 있을 때는 임금을 삭감할 수 있으며 30일 전에 통지해야 한다고 연방 노동법(LFT)은 정의하고 있다.
주 5일제 근무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시기의 문제일 뿐 2025년 내년에는 어떤 형태로든 법개정이 확정되면서 현장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멕시코)정치인은 "근로시간이 하루 줄어들어도 생산성은 오히려 높아진다"는 선진국 사례를 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현실은 고용주들의 반발과 임금 삭감에 대한 근로자들의 우려도 상존하고 있어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간 개혁법안은 내년 멕시코 정치권의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