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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멕시코 한인신문

멕시코의 '마녀 전설'은 종교재판소의 공포 통치를 떠올리게 한다



스페인의 멕시코 정복은 느리고 잔인한 과정이었다. (Wikimedia Commons)


16세기와 17세기 멕시코에서는 힘든 시기였다. 스페인의 정복과 함께 가톨릭 교리가 들어왔는데, 이는 원주민의 종교적 신념 및 의식과 상충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멕시코인을 가톨릭으로 개종시키려는 스페인의 시도는 잘 진행되지 않았고, 종교 재판소가 개입하면서 개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주술, 마법, 간통은 이단이라는 죄목으로 기소되었고, 가톨릭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산 채로 화형에 처해질 수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종교재판을 무척 두려워했다.


이웃이 이웃을 고발하고, 가족이 다른 가족을 고발하고, 다른 사람을 고발하지 않으면 종교 재판소에 넘겨질까봐 모두가 두려워했다.


약초상이나 curanderas(치료사)이거나 지역 사회에서 영향력이 있는 여성들이 주요 표적이 되곤 했다. 이처럼 악명 높은 종교재판소의 영향이 '전설' 로 비화되면서 지금까지 전래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주술 혐의로 붙잡혀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주술을 이용해 탈출한 것으로 알려진 'Córdoba의 La Maltos' 의 전설 이야기다.


'Ipiña 아치의 마녀' 'La Maltos' 의 전설은 17세기 San Luis Potosí 에서 생겨났다.


당시 사회, 경제적 지위가 높았던 'La Maltos' 는 같은 계급 내에서 매우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María Ignácia de Malto'였는데 종교 재판소에서 지위를 가질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고 전해진다.


마녀로 의심받은 멕시코 원주민 한 여성이 종교재판소에서 심문을 받고 있다.

(Wikimedia Commons)



이야기에 따르면, La Malto 는 도시 한가운데 있는 산 루이스 포토시(San Luis Potosí)의 한 유력 가문으로부터 큰 건물을 빌려 1층은 종교 재판소를 대신해 고문과 처형에 사용했고, 그녀는 건물 위층에 살았다고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사악한 주문을 걸어 정적들의 목숨을 끊었다고 하는데, 그 중 30명은 정부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중에는 그녀를 거부한 전 애인을 포함해 복수의 표적이 된 남자들도 있었다.


밤이 되면 그녀는 밤처럼 검은 두 마리의 큰 말이 끄는 웅장한 마차를 타고 도시의 거리를 거침없이 질주했지만 그녀의 지위 때문에 처벌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녀보다 더 강력한 집안의 두 남자를 살해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La Maltos' 는 자신을 능력을 믿어 변호하기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고 결국, 살인과 주술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사형 집행 전에 그녀는 집 벽에 'Ipiña의 아치' 라고 불리는 벽화를 그릴 수 있게 해달라는 마지막 요청을 했다. 요청이 받아들여져 그녀는 집으로 데려가 물감과 붓을 받았다.


그리고 벽에 마차에 탄 자신의 모습을 실물처럼 그렸다. 지켜보던 경찰서장, 시장 및 다른 구경꾼들이 놀랄 정도로 그림은 생생하게 살아났다고 한다. 'La Maltos' 는 갑자기 마차에 올라 타고 벽을 통해 사라져 다시는 볼 수 없었다. 전설로 지금까지 전래되고 있는 첫 번째 이야기다.


또 다른 Córdoba의 La Maltos 전설은 16세기에 일어났다.

종교 재판소의 재판 기록은 멕시코 국립 문서 보관소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Soledad' 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그녀는 Veracruz의 Córdoba시에서 살던 숙련된 약초 전문가였다.


San Luis Potosí)에 있는 Ipiña의 아치.



그녀는 자신에게 도움을 받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으며 눈에 띄는 아름다움으로 유명했다. Córdoba의 사람들은 문제가 있을때마다 해결을 위해 그녀를 찾았고 항상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구혼자가 없는 젊은 여성, 일거리가 없는 노동자, 의뢰인이 없는 변호사 등 모두가 'Soledad' 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그녀는 해결해 주었다.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Soledad' 는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시기와 부러움을 동시에 받았다.

부러워하는 여성들은 그녀가 악마와 계약을 맺어 해마다 젊고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며 시기를 했고 남성들은 누구의 구혼도 받아들이지 않는 그녀에 대해 분노심을 유발시켰다.


이 부분에서 전설은 수년에 걸쳐 여러 가지 버전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그녀가 부유한 지주인 Don Luis de la Cueva의 연인이었는데 그녀의 집에서 그가 불가사의하게 죽자 의심을 받았지만 당국은 그녀를 기소할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기에 처벌을 할 수가 없었다는 내용.


또 다른 한 갈래는 한 여자의 남편이 그녀의 매혹적인 아름다움에 대해 너무 자주 언급하자 질투심 많은 아내는 그녀를 허위로 고발하면서 종교 재판을 받게 만들어 죽게 했다는 내용.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Córdoba 시장이었던 Don Martín de Ocaña가 자신의 호색적인 접근을 거부한 것에 대해 분노하면서 사실은 'Soledad'이 '추녀' 라는 소문을 퍼트리면서 종교 재판소에 강제로 넘겨 죽음에 이르렀다는 내용 등이다.


누가 최초 고발을 했는지와 상관없이 'La Mulata'는 주술을 행했다는 이유로 San Juan de Ulúa 감옥에 갇혀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사형 집행 직전에 그녀는 간수에게 벽에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숯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간수는 마지막 순간에 용서를 구하는 기도를 하지 않은 그녀를 꾸짖었지만, 그녀의 아름다움 때문인지 그녀의 요청을 들어주었다.


간수는 'Soledad'가 바다 위를 항해하는 배를 아주 자세하게 그리는 것을 놀랍게 바라보았다.

그림을 다 그린 그녀는 간수에게 "이 그림에서 빠진 게 뭐죠?"라고 물었다.



16세기 종교재판에서 주술 혐의로 기소된 베라크루즈 시 출신의 여성 라 물라타 데 코르도바의 이미지.(Wikimedia Commons)



이에 간수는 "완벽한 그림이다. 다만 항해할 사람이 필요한 것만 빼고는.."라고 답했다.

'Soledad'는 웃으며 "당신 말이 맞다!"면서 곧바로 배에 올라타서 감옥 벽을 뚫고 항해하면서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후 사람들은 'Soledad'을 태운 유령의 배가 교도소 벽에서 나오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Porfirio Díaz(1848-1876) 전 대통령도 'Soledad'의 유령이 부엉이로 변해 날아가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했다.


전설은 전설을 낳아 이후부터 많은 사람들은 그녀가 밤에 지붕 위를 날아다니며 으스스하게 웃는 모습을 보았다고 증언한다.


한때 'Ipiña 의 아치' 라고 불렸던 이 건물은 지금도 벽화를 그대로 간직한 채 San Luis Potosí 의 역사 지구에 보존되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유령 마차가 벽에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고 밤에는 집안에서 주문을 외우는 소리가 들린다고 말한다.

각자의 생각이 낳은 전설은 더 많은 이야기를 보태가면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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