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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과 호수위에 건설된 멕시코시티, 가라앉고 있는 동네의 조용한 비극

작성자 사진: 멕시코 한인신문멕시코 한인신문

최종 수정일: 4일 전


미묘한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집과 땅을 삼키고 있다. 벽에는 금이 가기 시작하고 성당에는 담쟁이 덩굴처럼 퍼져 있는 균열이 있다.

제자리에 고정되지 않는 작은 물건, 테이블 위에서 굴러다니는 연필과 펜, 지면의 경사를 이용한 중력의 유령. 땅이 언제 집을 삼켜버릴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매년 산타 마르타 아카티틀라( Santa Martha Acatitla) 지대에 있는 흙이 최대 7cm까지 잠식되고 있다.


1960년대 후반에 조성되기 시작한 마을은 원래 습지였다.

오늘날 18,000명 이상의 주민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무질서한 콘크리트 주택들이 어지럽게 지어져 있다.


이 구역에서는 최소 12가구가 집이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으며, 거리는 마치 누군가가 서로 맞지 않는 조각들로 맞춰 놓은 퍼즐처럼 갈라지고 있다.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은 아니지만, 멕시코 시티의 계곡 곳곳에서 이와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 정복 이전 시대에 이 지역은 텍스코코(Texcoco) 호수의 작은 섬이었으나, 지금은 경전철역이 이곳을 가로지르고 있는데, 이 두 역은 멕시코시티와 멕시코주를 잇는 가장 중요한 교통 수단 중 두 곳이다.

1985년 9월 19일의 대지진(리히터 8.1규모)은 이처럼 지반이 약한 지역의 주택을 거의 몰살시키다시피 무너져 내리게 했다.


지진을 견딘 일부 건물도 시간이 지나면서 페인트가 벗겨진 집, 맨 벽과 기울어진 복도가 있는 집, 허물어져 가는 벽이 있는 집, 더 이상 쓸모가 없는 집. 건물들은 마치 녹고 있는 아이스크림 위에 균등하지 않게 펼쳐진 쿠키처럼 되었다.

이 현상은 인구 과밀 도시가 스스로를 삼키면서 발생하는 엄청난 압력과 수요에 의해 플라스틱처럼 딱딱하게 굳어지는 부드럽고 점토질 토양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으로 거리, 광장, 학교, 대중교통과 도로는 이런 현상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그러나 계산은 불가능해 보인다. 수도권은 1세기 이상 가라 앉는 것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속 페달을 밟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가라앉는 지역 중 하나가 되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매년 지반이 50센티미터 이상 가라앉기도 하는데, 그 예로 멕시코주에 있는 시우다드 네사우알코요틀(Ciudad Nezahualcóyotl) 자치구에 속한 페뇬-텍스코코(Peñón-Texcoco) 지역을 들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지반 침하는 눈에 띄지 않지만 해당 지역을 지나는 지하철은 지난 24년 동안 최소한 5번 이상 선로를 평평하게 만들기 위한 작업이 이루어졌었다.


거의 500년 된 메트로폴리탄 대성당(Catedral Metropolitana)은 침몰을 막기 위해 2020년 한 해에만 519개의 기둥 중 179개를 보존하는 데 강철 지지대를 대면서 2,000만 페소가 투입되었다.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의 활주로도 매년 최대 24cm씩 침하되면서 다시 수평으로 복구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2020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멕시코시티 인구의 15.4%가 지반 침하로 인해 중간, 높음, 매우 높음의 위험에 처한 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현상의 영향은 대도시권의 동쪽과 남동쪽, 멕시코시티와 멕시코주가 공유하는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데 위성에서 보면 가라앉는 모습이 쇠퇴하는 지구와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멕시코 주에 있는 구스타보 A. 마데로(Gustavo A. Madero), 콰우테목(Cuauhtémoc), 베누스티아노 카란사(Venustiano Carranza), 이스타칼코(Iztacalco), 이스타팔라파(Iztapalapa), 소치밀코(Xochimilco), 틀라우악(Tláhuac), 네사우알코요틀(Nezahualcóyotl), 텍스코코(Texcoco), 치말우아칸(Chimalhuacán), 발레 데 찰코시(Valle de Chalco)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Valle de Chalco 자치구는 최근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인데 작년인 2024년 8월에는 배수구가 무너져 약 2,000가구가 최대 20일간 하수에 잠겨 있었다.


문제의 원인은 쌓인 쓰레기와 도시 계획 부족이었지만, 진실은 연간 최대 43.8cm에 달하는 침하로 인해 하수 시스템이 변형된 것이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모든 주택이 석조로 지어졌다고 가정하면 도시 블록의 최소 7.6%가 경제적 위험에 처하게 될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해결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반침하 위험이 커지게 되지만 임시로 덧대거나 기둥을 세우지만 결국은 다른곳으로 거주지를 옮겨야 할 뿐이다. 즉, 도시가 가라앉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직접적인 대책이 부족함에 따라 도시의 미래는 더욱 위태로워진 것이다.

"내년은 아닐 수도 있고, 10년 후에도 아닐 수도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지역 주민들의 호소섞인 불안감에 현재의 삶의 터전을 떠날 수 없는 고뇌가 읽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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